태풍 후

Posted 2012/08/31 17:40, Filed under: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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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야의 노을. 볼라벤 전날입니다. 전국이 덜덜 떨며 긴장타고 있던 그 시점...하늘이 레알 핏빛이었다 ㅜㅜㅜㅜ
노을 정말 좋아하는데 색깔이 이렇게 로즈핑크? 핫핑크인건 처음봤어요. 베란다가 동남쪽방향이라 노을을 직접 찍지 못한건 안타깝네요. 대신 빌딩 창에 반사된 색깔이 죽음이에요.
멋지긴 정말 멋지고 신기했는데 태풍 전야라는걸 아는상태다보니 그냥 좋기보다는 뭔가 무서운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그날 저녁 전국적으로 이런 색의 노을이 떴다던데 많이들 보셨을듯....

다들 태풍 피해 없이 무사히 계셨나요? 저는 이제까지 태풍의 직접적인 피해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지난 무이파였나? 나무가 쓰러지고 벽돌담이 무너진걸 보고 놀라서...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큰 태풍이라니 ㅜㅜㅜ 긴장타고 준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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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탄 모습


지금 사는 자취집이 베란다 샤시가 굉장히 허술한 편입니다.
제대로 꼭 닫히지도 않고 덜걱거리고 바람도 새고.... 유리를 깬다는 태풍앞에서 속수무책일것 같더라구요.
며칠전부터 신문 몇부 사놓고....당일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신문지를 발라보았습니다.
전부 다 발라야 하는데 저 끝쪽 유리창은 앞에 세탁기도 있고 오래된 블라인드도 있어서 난감해서 패스. 깨져도 블라인드에 막혀서 안으로 심하게 날아들어오진 않겠지...하고 합리화를...

암튼 창에다가 일단 박스테이프를 방사형으로 붙이고, 낑낑대면서 물 적셔서 붙였는데... 와나 분무기로 신문지가 젖을만큼 뿌린다는게 은근히 중노동이더라구요. 해보신분들은 실감하실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30분만 있으면 말라서 신문이 떨어져!!!!!!!!!!ㅜㅠ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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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쩔라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ㅜㅜㅜㅜㅜ

완전히 다 말라떨어진것도 아니고
습기가 어느정도 있는상태로 유리에 붙을만큼은 아니게 은근히 마른거라 테이프로 고정하려고 했더니 막 신문지에 테이프가 붙지도 않고 습기에 녹아서 잘못 잡으면 흐물거리며 찢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음.

애초에 신문지를 테이프로 붙이고 적셨어야 했을거인데...ㅜㅜㅜㅜㅜ 찢어진다고 새걸 붙일수도 없는게 나름 넉넉히산다고 세부 사왔는데 창 세개 붙이니까 남는 신문 없음....


결국 악전고투하며 오전을 신문지와 씨름하며 보내고.....마감중에요...ㅇㅇ.... 급기야는 아 몰라!!!! 테이프 붙여놨어!!!! 하고 자포자기.

근데 정오 되면서 볼라벤 상륙했다고 하고 샤시가 마구 흔들리니까 무서운거에요.
결국 다시 신문지를 적시기 시작하고........ㅜㅜㅜㅜㅜㅜ

분무기로는 도저히 신문지들을 전부 적실 자신이 없어서.... 물을 바가지로 들이 부어보다가.... 걸레 밀대로 걸레에 물을 적셔서 묻혀보기도 하다가(근데 유리보다 걸레에 신문지가 붙고 밀대에 자꾸 찢어져서 대략 좋지 않았음)....
분무기를 물총처럼 분사되게 만들어서 뿌려봤는데 그게 제일 낫더라구요.. 암튼....

이놈의 샤시는 창과 창 사이만 바람이 새는게 아니라, 아래위쪽에서도 바람이 들이치더라구요. 와.... 태풍이 마구 창문을 흔드는데 방금적신 신문지가 순식간에 말라서 마구 펄럭임;;;; 창 닫아놓은 안쪽인데...;;;;; 베란다 창 전부 닫고, 거실 통유리창도 닫아놨는데 거실에서 바람이 느껴지더라구요;;;; 태풍 무서워 ㅜㅜㅜ 창이 막 덜걱거리는데 괜시 물적신다고 다가갔다가 깨지면 어떡해 싶어서 그냥 펄럭이는대로 놔두고요.... 여름이니 바람이 들이친다 싶은데, 겨울되면 이 바람 들어오는 틈새로 다 외풍 들어온다는 소리인데 난방비가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도 하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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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가고.....창문(에 붙인 신문지)은 걸레가 되고..........

깨지진 않았으니 승리 ㅇㅇ...

볼라벤이 지나가고 혹시 깨진 창문이 없나 아파트를 둘러보니, 많은 집이 창문을 테이프와 신문지로 봉인해둔게 보였어요. 으하하 ㅜㅜ 역시 집을 지키는건 어려운 일이야....
우리집처럼 신문지가 너덜거리는 집은 없는거같지만..ㅜㅜㅜ....흑

덴빈도 무사히 견뎌내고 환기 시키고 싶어서 테이프랑 신문들 전부 뜯어버렸는데, 얘기 듣기로는 테이프 얼른 떼지 않고 직사광선을 쬐어버리면 테이프가 녹아서 뗄때 접착자국 장난없다더라구요. 아직 안 떼신분들 얼른얼른 떼시어요^^

중부 지방은 그래도 긴장했던거에 비해 피해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는데, 남부 지방은 피해가 컸던 모양이더라구요. 정말 자연재해는 무서운것 같아요. 암만 설레발같고 오버같아도 할수 있는한 단단히 대비해뒀다 별거 아니었네 하고 한시름 놓는게 낫지, 아무것도 안하면서 태풍 대비 하는 사람들을 비웃고있다가 지나고 나서 거봐 별거 아닐거라고 했잖아 하고 쿨한척 하는게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는 볼라벤이 엄청나다고 다들 긴장 탔는데 지나고 나서 기상청이 별거 아닌거갖고 오버했다는둥 지껄이는 병신들때문에 덧붙이는 소리. 랄까 볼라벤 피해도 엄청났구만 뭐라는거야 시발럼들이..........
태풍 피해 입으신 분들 힘내시구요 ㅜㅜ


태풍 지나고 신문지를 떼고나니 더위가 확 꺽인 바람이 부네요. 이제 가을입니다^^
2012/08/31 17:40 2012/08/31 17:40
  1. # 지드 2012/08/31 19:06 Delete Reply

    나도 신문붙이고 난리 떰 ㅋㅋㅋ 보일러실 창문이 언니네 창문처럼 허술한 샤시라서.. 안그래도 창문도 큰데 ㅠㅠㅠ 덜컥거리니깐 꼭 닫은다음 창과 샤시 사이에 휴지 밀어넣어서 고정시키고 테이프 붙이고.. 다 출근해서 집에 사람 없으니 신문지는 못해보고..
    그러고 나왔는데 바람 장난아니어서 무서웠음...
    울동네 가건물 벽 날아가고 지붕 날아가고 나무도 몇개나 부서져써.. ㄷㄷ
    언니, 겨울되면 저기는 아예 통체로 비닐붙여서 방풍해야겠다.. 외풍 쩔듯..

    1. # 유즈 2012/09/02 13:46 Delete

      아 나도 창문틈새에 덜 덜컹거리라고 휴지 밀어넣고 그랬어 ㅜㅜㅜㅜㅜ 신문지 접어 끼웠다가 바람 새어들어오는건 어떻게 할수가 없길래.... 으와;;; 벽이랑 지붕 날아갔구나 무섭다... 날아가는것도 날아가는거지만 그거 누가 맞을까봐 더 무서워 ㅜㅜ;;;;
      ㅇㅇ 나도 와 이거 겨울되면 다 막아야 할텐데 싶어서 고민되더라 ㅋㅋㅋㅋ 문풍지 잔뜩 사서 붙여야할듯;ㅂ;

  2. # 티렌 2012/09/03 23:38 Delete Reply

    저 신문지 유지의 험난한 과정을 사진을 통해보니 진짜 장난아니였네요. 얼마나 고생하셨으면 저렇게 너덜너덜 ㅜㅜ 흑... 그래도 유리 깨진곳이 없어서 다행이예요.
    저는 신문지는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테이프만 약간 붙였는데 그걸 아직도 안 뗐었어요. 끈끈이 남았으면 어쩌지 싶네요.

    1. # 유즈 2012/09/04 22:05 Delete

      ㅋㅋㅋㅋ 신문지 자꾸 찢어지고 금새 마르고 해서 정말 번거롭더라구요 ㅜㅜㅜㅜ 분무기 뿌리는데 손이 막 아프고.... 다음엔 그냥 청테이프로 붙여버릴까봐요. 티렌님도 무사히 지나가셔서 다행이에요!!! 저희 부모님 집도 테이프를 붙였는데 아직 안 떼셨어요. 붙이느라 힘들어서 떼기 싫다고 하시는 아버지...ㅜㅜ 녹는다고 했더니 쿨하게 신나로 한번 닦으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접착제 남으면 신나로 함 닦으세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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